Q. 공증받지 않은 유언장도 법적 효력이 인정될 수 있을까요?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유언장을 작성했지만 별도로 공증 절차를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생활비로 사용할 금액을 제외한 현금은 형제들이 상의하여 나누어 가졌습니다. 그런데 여동생은 이미 부모님 재산 일부를 형제들이 나누어 가졌으므로 유언장을 더 이상 보관할 필요가 없다며 없애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버지와 단둘이 작성한 유언장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작성된 것이고, 법적 효력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여동생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남은 재산을 다시 동일하게 나누어 받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현재 형제들이 받은 현금은 생전증여에 해당하므로 향후 상속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유언장의 효력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분쟁을 대비해 보관하고 싶은데, 공증을 받지 않은 유언장은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가사/상속 사건을 주로 다루는 법무법인 세웅의 대표 변호사 오경수입니다.
유언장은 반드시 공증을 받아야만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자필증서 유언이라면 공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유효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안에서는 공증 여부보다 유언장의 작성 형식과 유언 대상 재산의 처분 경위가 더 중요한 쟁점으로 보입니다.
우선 부모님이 생존해 계신 동안 부모님 명의의 현금과 재산은 원칙적으로 부모님의 소유입니다. 따라서 자녀들이 임의로 협의해 부모님의 재산을 나누어 가질 권한은 없습니다. 다만 부모님이 자녀들의 합의 내용을 알고 직접 재산을 이전해 주었다면, 이는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유언장을 작성한 뒤 유언의 대상이었던 재산을 생전에 다른 사람에게 증여하거나 처분하였다면, 처분된 재산에 관한 유언 내용은 그대로 집행되기 어렵습니다. 유언자가 유언 이후 해당 재산을 처분한 행위는 그 범위에서 기존 유언과 양립할 수 없는 행위로 보아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미 형제들에게 이전된 현금이 유언장에 기재된 재산과 동일하다면, 그 부분은 공증 여부와 관계없이 유언의 효력이 사라졌거나 집행할 대상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유언장에 아직 처분되지 않은 부동산, 예금, 보험금 이외의 다른 재산 등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부분까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필유언장이 작성일자, 주소, 성명, 전문의 자필 작성 및 날인 등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했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공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유언장이 무조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미 생전증여된 재산과 유언장에 적힌 재산이 겹치는지, 부모님이 어떤 의사로 재산을 나누어 주었는지, 유언장이 법정 형식을 갖추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유언장을 임의로 폐기하기보다는 원본을 보관하고, 유언장 내용과 재산 이전 내역을 기준으로 실제 효력이 남아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