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재혼한 배우자와 친자녀 3명에게 재산을 똑같이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한 뒤 다른 분과 재혼하여 10년 이상 법률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3명이 있고, 현재 배우자에게도 자녀 2명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보유한 재산은 2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상속 문제를 미리 정리하려고 합니다. 아버지는 사망 후 현재 배우자가 친자녀들보다 더 많은 재산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이에 아버지의 친자녀 3명과 현재 배우자에게 각각 전체 재산의 25%씩 똑같이 나누어 주고 싶어 하십니다.
이와 같은 비율로 재산을 분배하려면 어떤 방법을 이용해야 하나요?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가능한 한 신속하고 분쟁 없이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가사/상속 사건을 주로 다루는 법무법인 세웅의 대표 변호사 오경수입니다.
아버지가 친자녀 3명과 현재 배우자에게 재산을 각각 25%씩 나누어 주기를 원한다면,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유언장을 작성하는 방법을 우선 고려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유언 없이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현재 법률상 배우자와 친자녀 3명이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배우자는 자녀 한 명의 상속분보다 50%를 더 받으므로, 법정상속분에 따르면 배우자가 약 3분의 1을 받고 각 자녀는 약 9분의 2씩 받게 됩니다.
따라서 배우자와 자녀들이 정확히 25%씩 받도록 하려면 법정상속 비율에 맡기지 말고 유언으로 분배 비율을 지정해야 합니다. 민법은 유언의 방식과 법정상속분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정해진 형식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언에는 예를 들어 아버지가 소유한 전체 재산을 현재 배우자와 친자녀 3명에게 각 4분의 1 비율로 유증한다는 취지를 명확히 적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예금, 주식, 임대차보증금 등 재산 종류가 다양하다면 단순히 비율만 적는 것보다 각 재산을 누가 취득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 부동산은 배우자가 취득하고, 자녀들은 예금이나 다른 부동산을 받도록 설계하면서 전체 가액을 25%씩 맞추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유언에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및 구수증서 방식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향후 유언장의 진정성이나 작성 당시 의사능력을 둘러싼 분쟁을 줄이려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정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명이 참여한 자리에서 공증인에게 유언 내용을 말하고, 공증인이 이를 문서로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원본이 보관되므로 유언장이 분실되거나 임의로 훼손될 위험도 비교적 적습니다.
다만 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다면 유언 작성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다는 점이 특히 중요합니다. 유언 내용을 이해하고 재산의 종류와 상속관계를 판단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해야 합니다.
향후 특정 상속인이 인지능력 저하를 주장할 가능성에 대비해 유언 작성 전후의 진료기록, 의사 소견서, 유언 과정을 촬영한 영상 등을 함께 남겨두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현재 배우자의 자녀 2명은 아버지가 법적으로 입양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법정상속인이 아닙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별도로 유언하거나 증여하지 않는 한 재혼 배우자의 자녀들이 친자녀 3명과 함께 직접 상속받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재산을 미리 나누어 주는 증여도 가능하지만, 증여세와 취득세가 발생할 수 있고 재산을 넘긴 뒤에는 아버지가 다시 회수하거나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건강과 생활비, 치료비를 고려하면 모든 재산을 급하게 증여하기보다는 필요한 재산은 보유하면서 공정증서 유언으로 분배 구조를 확정하는 방법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재산 규모가 20억 원 이상이라면 상속세와 배우자상속공제, 기존 증여 내역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유언장만 작성하고 세금 문제를 살피지 않으면 실제 상속 단계에서 부동산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상속세는 사망 당시 피상속인에게 귀속되는 재산을 중심으로 계산되며, 일정한 생전증여재산도 과세 과정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친자녀 3명과 현재 배우자에게 각각 25%씩 분배하려면 재산목록을 먼저 정리한 뒤, 분배 비율과 대상 재산을 명확히 적은 공정증서 유언을 작성하는 방법을 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