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이 시작되면 흔히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만 확인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피상속인의 자녀가 먼저 사망했거나 상속인이 될 사람이 상속결격 또는 상속권상실로 상속인이 되지 못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대습상속인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할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손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상속받을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가족은 “살아 있는 자녀들끼리만 나누면 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 민법 제1001조는 일정한 경우 원래 상속인이 될 사람의 직계비속이 그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되는 대습상속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습상속인 문제는 현재 살아 있는 가족만 볼 것이 아니라 누가 원래 상속인이었는지, 어떤 이유로 상속할 수 없게 되었는지, 그 사람에게 직계비속이 존재하는지까지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의 자리가 그대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피상속인의 자녀가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한 상황입니다.
할아버지에게 아들 A와 B가 있었는데 A가 먼저 사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에게 자녀가 있다면 A의 몫이 당연히 B에게 모두 넘어간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A의 직계비속이 A의 순위에 갈음하여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법은 대습상속인의 상속분도 원래 사망하거나 상속인이 되지 못한 사람의 상속분을 기준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관계증명서와 제적등본 등을 통해 피상속인과 자녀들의 사망 순서, 자녀관계 등을 정확히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상속권상실이 발생해도 자녀의 대습상속은 따로 봐야 합니다
2026년 개정 민법으로 대습상속인의 범위와 상속권상실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현재 민법 제1001조는 원래 상속인이 될 사람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뿐 아니라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이나 제1004조의2의 상속권상실로 상속인이 되지 못한 경우에도 그 직계비속의 대습상속을 인정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제공된 자료에서도 상속권을 상실한 사람의 자녀는 대습상속이 가능할 수 있으므로, 상속권상실이 곧 가족 전체의 상속권 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군가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그 사람의 자녀에게 권리가 이어지는지까지 계산해야 실제 상속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2026년 개정으로 상속권상실자의 배우자가 그 사유만으로 대습상속하는 구조는 제한되었습니다. 개정 민법은 제1003조 제2항에서 대습상속 배우자의 범위를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로 정비했습니다.
대습상속인의 몫은 원래 상속인의 몫에서 출발합니다
대습상속인이 등장한다고 해서 새로운 상속분이 별도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010조에 따르면 대습상속인의 상속분은 원래 사망하거나 상속인이 되지 못한 사람에게 돌아갔을 상속분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리고 대습상속인이 여러 명이라면 그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법정상속분에 따라 나누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먼저 사망한 자녀에게 자녀가 여러 명 있다면, 그 손자들이 피상속인의 전체 재산을 각자 독립적으로 새롭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사망한 부모에게 귀속될 상속분의 범위 안에서 나누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대습상속 사건에서는 단순히 “손자가 몇 명인가”만 확인해서는 정확한 상속분을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원래 공동상속인이 몇 명이었는지부터 역산해야 합니다.
대습상속인을 제외하려던 가족과 맞선 사례
A씨의 아버지는 할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했습니다. 몇 년 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큰아버지는 자신과 다른 형제들만 상속인이라며 A씨를 상속재산분할 과정에서 제외하려고 했습니다.
상대방은 “A씨의 아버지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받을 몫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핵심은 아버지의 사망 자체가 아니라, 아버지가 원래 할아버지의 상속인이 될 지위에 있었고 그 지위를 A씨가 대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었습니다.
이에 가족관계등록자료와 제적등본을 통해 사망 순서를 정리하고, 원래 아버지에게 돌아갔을 상속분을 먼저 산정한 뒤 A씨에게 이어지는 대습상속 구조를 정리했습니다. 상대방처럼 살아 있는 자녀만 기준으로 상속분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결국 대습상속 사건은 “손자이므로 불리하다”는 문제가 아니라 원래 상속인의 지위를 법적으로 정확하게 이어받을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습상속인이 가장 많이 묻는 세 가지
Q. 아버지가 할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하면 손자는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나요?
민법 제1001조가 정한 대습상속 요건에 해당하고 먼저 사망한 아버지가 원래 상속인이 될 사람이었다면 그 직계비속에게 대습상속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망 순서와 가족관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상속권을 박탈당한 사람의 자녀도 상속받을 수 있나요?
현재 민법과 제공 자료에서는 상속권상실자가 상속인이 되지 못하더라도 그 직계비속에게 대습상속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속권상실만으로 분쟁이 끝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Q. 대습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모두 같은 몫을 받나요?
우선 먼저 사망하거나 상속인이 되지 못한 사람에게 돌아갈 상속분을 확정하고, 그 범위에서 여러 대습상속인의 상속분을 다시 계산하게 됩니다. 따라서 전체 상속재산을 단순히 사람 수대로 나누는 방식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합니다.
대습상속인, 누가 빠졌는지가 아니라 권리가 어디로 이어졌는지를 봐야 합니다
대습상속인은 상속에서 예외적으로 등장하는 이름이 아니라 실제 상속재산의 귀속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지위입니다.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사람이 원래 어떤 상속순위에 있었는지, 직계비속은 누구인지, 상속결격이나 상속권상실 사유까지 존재하는지를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다른 가족들이 이미 상속재산분할을 논의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권리가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오경수 변호사는 사망 순서와 가족관계, 상속분의 흐름을 법률적으로 재구성하여 대습상속인의 정당한 권리가 상속 과정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끝까지 살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