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뒤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시작하여 아이를 출산했는데, 가족관계등록 과정에서 뜻밖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생물학적 아버지는 전남편이 아닌데도 법률상 전남편의 자녀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이때 “친아버지가 따로 있는데 왜 전남편의 아이가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법은 가족관계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기간 안에 태어난 자녀에게 친생추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비교적 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가 바로 친생부인 허가청구입니다.
친생부인의 소와 친생부인 허가청구는 다릅니다
먼저 두 절차를 정확히 구별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친생부인의 소는 민법상 친생자로 추정되는 자녀에 대해 남편 또는 아내가 법률상 친자관계를 부인하는 ‘소송’입니다. 현행 민법 제847조에 따르면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반면 친생부인 허가청구는 민법 제854조의2가 별도로 마련하고 있는 가정법원 심판절차입니다.
민법 제854조의2는 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남편이 민법 제844조 제3항에 해당하는 경우 가정법원에 친생부인의 허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하여 전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될 수 있는 자녀가 문제되는 경우입니다.
즉, 모든 친생부인 사건에 허가청구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혼인 중 자녀로 출생신고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친생부인 허가청구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민법 제854조의2 제1항은 이미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친생부인 허가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담할 때에는 가장 먼저 자녀의 출생일, 부모의 이혼일, 현재 출생신고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전남편 아이가 아니라는 DNA 결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절차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출생신고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에 따라 친생부인 허가청구가 가능한지, 아니면 별도의 친생부인의 소가 필요한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녀가 출생한 직후부터 가족관계등록 절차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혈연관계를 어떻게 확인할까요?
친생부인 허가청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친자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854조의2 제2항은 가정법원이 혈액형 검사, 유전인자 검사 등 과학적인 검사결과 또는 장기간의 별거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이혼하기 전부터 남편과 별거했습니다”라는 주장만 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별거 시기와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실제 생활관계, 임신 시점의 사정, 필요한 경우 유전자검사 결과 등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전남편과 자녀 사이에 생물학적인 친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가사소송법 역시 친생부인 허가를 가정법원의 심판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법원은 필요한 사람들의 진술을 심문이나 가사조사, 서면조회 등의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허가가 내려지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가정법원이 친생부인을 허가하면 가장 중요한 법률효과는 전남편에게 적용되던 친생추정이 배제된다는 것입니다.
민법 제854조의2 제3항은 허가가 이루어진 경우 민법 제844조 제1항과 제3항에 따른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규정합니다.
결국 이 절차는 단순히 서류 한 장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적용될 수 있는 법률상 아버지의 지위를 출생 단계에서 바로잡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리고 실제 생부와 법률상 친자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후 인지절차가 별도로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제공된 자료에서도 혼외자의 경우 아버지와 자녀의 법률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생신고 전에 절차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
예를 들어 이혼 후 새로운 배우자와 생활하던 A씨가 이혼 후 300일 이내에 아이를 출산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실제 생부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B씨였지만 법률상 친생추정 문제 때문에 전남편이 아버지로 추정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서둘러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으로 출생신고부터 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이혼일과 출생일을 계산하고, 아이가 이미 혼인 중 자녀로 출생신고됐는지 확인한 다음 친생부인 허가청구가 가능한 사안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 후 별거자료나 유전자검사 등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전남편과의 친자관계가 없음을 소명하는 방향으로 가정법원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친생부인 허가청구에서 가장 많이 묻는 세 가지 질문
Q. 이혼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나면 무조건 친생부인 허가청구를 해야 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민법 제844조 제3항에 따른 친생추정이 문제되는지와 현재 출생신고 상태입니다. 민법 제854조의2는 특정한 상황에서 어머니 또는 전남편이 허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므로, 자녀의 출생일과 혼인관계 종료일을 먼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Q. 전남편과 오래 별거했다면 DNA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하나요?
민법은 유전인자 검사와 같은 과학적 검사결과뿐 아니라 장기간의 별거 등 그 밖의 사정도 법원이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DNA 검사 하나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친자관계와 관련된 판단인 만큼 객관적인 자료가 많을수록 법원을 설득하는 데 유리할 수 있으므로 별거기록과 임신 당시 생활관계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Q. 이미 전남편 자녀로 출생신고했다면 허가청구를 할 수 있나요?
민법 제854조의2는 이미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 친생부인 허가청구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 등 다른 절차가 필요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이 차이를 놓치면 잘못된 절차를 진행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으므로 가족관계등록부와 출생신고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생과 동시에 시작되는 가족관계, 처음부터 정확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친생부인 허가청구는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닙니다. 법률상 친생추정 때문에 실제 혈연관계와 가족관계등록이 어긋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가정법원을 통해 바로잡는 중요한 신분관계 절차입니다.
특히 이혼일과 자녀의 출생일, 출생신고 여부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절차가 달라지므로 먼저 정확한 사건진단이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세웅의 오경수 변호사는 출생과 이혼이라는 민감한 가족사가 잘못된 법률관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친생추정의 적용 여부부터 친생부인 허가청구 및 이후 필요한 가족관계등록 절차까지 세밀하게 검토하여 의뢰인과 자녀의 가족관계를 안전하게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