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생전에 형제자매 중 한 사람에게만 아파트나 토지, 현금 등 상당한 재산을 넘겨주었다면 다른 자녀들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남은 재산이 많지 않다면 “이미 형이나 누나는 많은 재산을 받았는데 남은 유산까지 똑같이 나누는 것이 맞느냐”는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형제 자매 증여 문제는 단순히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만 비교해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그 재산이 법적으로 증여에 해당하는지, 상속 과정에서 특별수익으로 평가되는지, 부모를 장기간 부양한 것에 대한 보상이었는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부모가 한 자녀에게 준 재산, 모두 같은 증여는 아닙니다
민법 제554조상 증여는 한쪽이 자신의 재산을 무상으로 상대방에게 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특정 자녀에게 부동산이나 현금을 아무런 대가 없이 이전하였다면 기본적으로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 사이의 재산이전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한 자녀가 오랜 기간 부모와 함께 살면서 생활비와 병원비를 부담하고 부모의 재산관리까지 도맡은 뒤 재산을 받았다면, 다른 형제들이 단순히 “혼자 증여받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개정된 민법은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등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증여나 유증이 이루어진 경우, 그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상속이 시작되면 ‘특별수익’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부모가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미리 넘겨준 경우 상속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는 그 재산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상속재산을 미리 받은 것과 같은 성격이 인정된다면 남아 있는 재산만 놓고 기계적으로 똑같이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생전 증여까지 고려하여 형제자매 사이의 상속분을 조정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분쟁이 시작됐다면 부동산 등기부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부모 명의 계좌에서 특정 자녀에게 송금된 내역, 부동산 취득자금, 증여계약서, 세금 관련 자료, 부모와 자녀 사이에 오간 메시지나 녹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반대로 재산을 받은 자녀라면 자신이 부모에게 제공한 경제적 지원이나 간병, 재산 유지에 대한 기여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를 오래 모신 대가로 받은 재산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형제 자매 증여 분쟁에서 최근 특히 중요해진 부분이 바로 ‘보상적 증여’입니다.
단순히 부모님을 가끔 찾아뵙거나 일상적인 도움을 드린 정도만으로 특별한 기여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공된 자료에서도 장기간 동거, 지속적인 생활 돌봄, 병원비 부담, 24시간에 가까운 간병이나 부모의 재산 형성·유지에 직접 기여한 사실 등이 중요한 판단자료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부모를 모셨으니 집 한 채를 받은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간병 기간은 얼마나 되었는지, 부모의 생활비와 의료비를 누가 부담했는지, 다른 형제들은 어느 정도 부양에 참여했는지, 재산을 증여할 당시 부모가 그동안의 기여에 대한 보상이라는 취지를 표시했는지 등을 자료로 정리해야 합니다.
증여받은 형제와 그렇지 못한 형제, 어느 쪽도 감정만으로 대응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생전에 둘째 자녀에게 8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증여했고 다른 자녀에게는 별다른 재산을 주지 않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해당 아파트가 상속에서 미리 받은 재산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면 둘째가 10년 이상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치매 간병과 병원비를 사실상 혼자 부담했다면 둘째는 해당 증여가 단순한 편애가 아니라 특별한 부양에 대한 보상이었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법원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억울하다고 말하는지가 아니라 왜 그 재산이 이전되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는지입니다.
형제자매 사이의 재산분쟁, 자료 확보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Q. 부모님이 형에게만 아파트를 증여했습니다. 돌려받을 수 있습니까?
증여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그 부동산 자체를 반환받을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증여계약이 유효한지, 상속이 개시된 경우 특별수익으로 어떻게 반영되는지 등을 구분해야 합니다. 부모에게 의사능력이 없었거나 사기·강박 등 별도의 무효·취소 사유가 있다면 증여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문제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부모님을 제가 혼자 간병했는데도 증여받은 재산을 나눠야 합니까?
반드시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개정 민법에서는 상당한 기간 부모를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증여라면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기여의 기간과 정도, 증여와 기여 사이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Q. 형제자매끼리 말로 합의하면 끝나는 문제인가요?
분쟁 없이 합의가 가능하다면 좋지만, 부동산이나 큰 금액의 증여가 얽혀 있다면 과거 금융거래와 증여 경위까지 확인한 뒤 정확한 상속분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일단 상속재산분할이나 유류분 분쟁으로 이어지면 각자가 받은 재산과 기여를 서로 주장하게 되므로 초기 자료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의 마지막 재산이 또 다른 가족갈등의 시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형제 자매 증여 분쟁은 돈의 액수만을 다투는 사건이 아닙니다. 부모가 왜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주었는지, 다른 자녀들과의 형평은 어떠한지, 장기간의 부양과 간병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있었는지를 법률적으로 풀어내야 합니다.
이미 가족 간 갈등이 시작됐다면 감정적인 주장에 앞서 증여 시점과 금액, 금융거래내역, 부동산 취득과정, 간병·생활비 부담자료 등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법무법인 세웅의 오경수 대표변호사는 가족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정당한 상속권이 법정에서 제대로 평가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치밀하게 재구성하고, 형제자매 사이의 재산분쟁이 또 다른 상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법률적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