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 사이에서 돈이나 부동산을 주고받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부모의 재산을 먼저 받은 형제가 다른 형제에게 일부를 나누어 주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제를 돕기 위해 현금을 이전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계약서나 자금의 성격을 명확히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지나 관계가 틀어지거나 부모의 상속이 시작되면 “빌려준 돈이다”, “그냥 준 재산이다”, “부모가 나누라고 한 것이다”라는 주장이 충돌하면서 형제자매간 증여가 큰 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가족끼리 준 돈도 법적으로는 하나의 계약입니다
민법상 증여는 자신의 재산을 대가 없이 상대방에게 주겠다는 의사표시와 상대방의 승낙으로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따라서 형제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판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현금이 오간 경우에는 그 돈이 증여인지 대여인지부터 문제가 됩니다. 계좌이체 내역만 존재하고 아무런 문서가 없다면 송금 경위와 당시 당사자들의 대화,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사실, 이자 지급 여부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부동산이라면 증여계약서와 소유권이전등기 과정까지 확인해야 하므로 처음부터 거래 목적을 명확하게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미 증여한 재산도 무조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증여 역시 법률행위이므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거나 사기·강박 또는 중대한 착오가 존재했다면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의 부모가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한 뒤 그 자녀가 다시 형제에게 이전하는 구조에서는 최초 증여의 효력부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이행된 증여를 쉽게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취소사유를 주장하려면 당시의 의사능력, 기망행위, 압박이 있었는지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진료기록, 금융자료, 문자메시지, 계약 당시 관계자들의 진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부모 재산이 섞여 있다면 상속까지 함께 보아야 합니다
형제자매간 증여에서 가장 복잡한 부분은 부모의 재산이 연결된 경우입니다. 한 형제가 부모에게 생전 증여를 받은 뒤 다른 형제에게 일부를 넘겼다면, 부모 사망 후 그 최초 증여가 특별수익이나 유류분 산정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 사건에서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누구에게 어떤 재산을 이전했는지, 그 이전이 단순한 증여인지 또는 장기간 부양이나 재산 유지에 대한 보상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따라서 형제 사이의 마지막 이전만 볼 것이 아니라 자금이나 부동산이 처음 누구에게서 시작되었는지를 따라가야 합니다.
“형에게 받은 돈이니 내 재산”이라는 주장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한 형제가 “부모님 재산이 아니라 형이 나에게 준 돈”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상속인들은 “실질적으로 부모가 우회하여 증여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계좌 명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금의 출처, 송금 시점, 부모와 형제 사이의 대화, 증여 전후의 재산 이동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부모의 재산이 특정 형제를 거쳐 다른 형제에게 이전된 것이라면 형식보다 실질적인 자금 흐름을 정리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형제자매간 증여 분쟁에서 자주 묻는 질문
Q. 형제에게 준 돈을 나중에 돌려달라고 할 수 있나요?
처음부터 무상으로 주기로 한 증여였다면 단순한 변심만으로 반환을 요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대여금이었다면 변제약정과 송금 경위 등을 입증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처음 돈이 오간 목적이 핵심입니다.
Q. 부모에게 받은 재산을 동생에게 줬다면 상속과 무관한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모의 생전 증여가 먼저 존재했다면 상속개시 후 특별수익이나 유류분 문제가 연결될 수 있으므로 최초 재산이전부터 최종 수증자까지 전체 흐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Q. 증여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면 증여가 무효인가요?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증여인지 대여인지 다툼이 발생하면 입증이 훨씬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금액이 크거나 부동산이 관련된 경우에는 문서와 금융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 간 재산이전일수록 더 분명하게 남겨야 합니다
형제자매간 증여는 관계가 좋을 때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상속이나 가족 갈등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다툼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주었는지만이 아니라 그 재산이 어디에서 비롯되었고 어떤 의사로 이전되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가족 사이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재산을 주고받을 때는 목적과 조건을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오경수 변호사는 복잡하게 얽힌 증여와 상속관계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정리하고, 의뢰인의 정당한 재산권이 흔들리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