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12대 중과실 사고 가해자 형사처벌 어떻게 될까요
얼마 전 큰 사거리의 4차선 우회전 전용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직진 신호가 적색이라는 점은 확인했지만, 앞서가던 차량이 그대로 통과하는 것을 보고 저 역시 별도의 일시정지 없이 속도를 줄여 교차로에 진입했습니다.
해당 장소에는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보행자 신호를 확인하면서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운전자 기준 우측에 있는 보행자 신호등은 지하철역 구조물 때문에 시야에서 가려진 상태였고, 저는 진행 방향 반대편에 위치한 보행자 신호등을 확인하며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옆 차로 쪽에는 시내버스가 있어 시야 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제 시선은 차량 전방이 아닌 좌측 멀리 있는 보행자 신호등에 향해 있었고, 그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는 것을 확인한 순간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전방을 확인해 보니 이미 보행자 한 분이 횡단보도로 내려와 있었고, 제 차량 보닛 부분을 짚고 계셨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 보니 보행자가 메고 있던 가방은 차량과 접촉한 것이 명확하게 확인됩니다.
사고 직후 저는 즉시 차량에서 내려 보행자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접촉이 있었는지 여쭤보니 닿았다고 말씀하셨고, 상당히 놀란 상태였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눈에 보이는 외상은 전혀 없었고 특별히 통증을 호소하시지도 않았습니다. 저 역시 크게 당황한 상황이었기에 보행자분을 인도로 모신 뒤 병원 진료를 원하시는지, 경찰 신고를 하실 생각이 있는지 여쭤봤습니다.
피해자께서는 주말이라 당장 병원에 가기는 어렵고 추후 진료를 받겠다고 하셨으며, 경찰 신고까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저는 거듭 사과드리고 연락처를 교환했으며, 현장에서 바로 보험사 대인접수까지 진행했습니다. 이후 피해자께서 직접 걸어서 현장을 떠나는 것을 확인한 뒤 저 역시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후 보험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피해자는 2주 진단(염좌 및 긴장)으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제 과실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 발생 약 일주일 후 피해자분으로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피해자께서는 이번 사고가 12대 중과실 사고에 해당하므로 경찰에 신고될 경우 제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운전자보험을 활용해 형사합의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먼저 하셨습니다.
합의금으로는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를 언급하셨습니다.
저는 이에 동의하는 취지로 답변을 드렸고, 관련 내용을 직접 알아보았습니다.
확인해 보니 제가 가입한 운전자보험에는 6주 미만 상해 사고에 대한 특약이 포함되어 있었고, 형사합의금 역시 보장 범위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운전자보험을 통해 형사합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경찰 신고가 필수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분이 직접 신고하는 번거로움을 줄여드리고자 제가 먼저 경찰서를 찾아가 사고 사실을 자진 신고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별도의 변호인은 선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방문했을 때 담당 경찰관께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오히려 가해자가 직접 사고를 신고하러 오는 경우는 매우 드문 편이라고 하시면서 사고 경위를 상세히 들으셨습니다.
경찰관께서는 제 과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 역시 보험금이나 합의금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또한 현재 상황이라면 설령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않더라도 피해자가 요구한 금액보다 적은 수준의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씀하시면서, 합의 여부는 결국 본인의 선택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합의를 진행할 경우 기소유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있습니다.
반면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고 수사 결과와 처분을 그대로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는 고민도 있습니다.
특히 벌금형 자체가 전과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이 가장 걱정됩니다.
실생활에 큰 제약이 없다고는 하지만 심리적인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아니면 별도의 합의 없이 처분 결과를 기다리는 편이 나을까요?
또한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교통범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무법인 세웅 대표변호사 현승진입니다.
질문 내용을 살펴보면 분명 일부 과실은 인정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다만 그에 비해 억울하게 느껴질 만한 요소 역시 적지 않아 현재 많이 힘드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통 교통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험처리를 통해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고, 별도의 형사처벌 문제 없이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사고 내용에 따라 신호위반, 보행자보호의무 위반, 중앙선 침범 등 이른바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사유가 인정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종합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법률상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전과기록 역시 남게 됩니다.
실제 처벌 수위는 단순히 사고 발생 사실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운전자의 전과 여부, 사고 발생 경위, 피해 정도,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반성 태도, 재범 가능성 등 다양한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따라서 사건 초기부터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형사처벌이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기소유예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합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국 경미한 수준의 벌금형이라 하더라도 전과가 남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한편 운전자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대부분의 12대 중과실 교통사고에 대해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용, 벌금 등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뺑소니와 같은 일부 중대한 사안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가입한 운전자보험 약관에 따라 보장 범위와 지급 시기, 한도 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험약관이나 보험증권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무상 보험사들이 사고 발생 후 약관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정확한 검토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현재 사안처럼 사고 당시 시야 확보 문제, 구조물이나 버스에 의한 제한적 시야 등 여러 특수한 사정이 존재한다면 방어 논리 역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서는 사고를 사전에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나, 중과실과 상해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할 여지도 있습니다.
나아가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수사 단계에서 적절한 자료와 정상관계를 제출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방향을 모색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유사한 사건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다만 이러한 대응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질문자님께서는 충분한 법률 자문 없이 먼저 절차를 진행하면서 다소 복잡한 상황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 대응 과정에서 선택을 잘못할 경우 형사절차뿐 아니라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 지급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교통사고 사건을 주로 다루는 변호사와 한 차례라도 구체적인 상담을 받아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사건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궁금한 점이 있다면 충분한 설명을 듣고 결정하시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